2010/9/29 준플레이오프 1차전 MVP"전준우"
예상을 깨고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1차전은 업치락 뒤치락 소총싸움으로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9회초까지 도망가면 따라가서 뒤집고를 세번이나 반복하며 두산팬, 롯데팬 모두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말았죠. 결정적인 한방은 소총이 아니라 홈런이었습니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 승부의 매듭을 지은 것이죠. 심상찮은 타격감을 보이던 롯데 8번 전준우가 9회 2-3 풀카운트에서 정재훈의 6구를 통타 결승홈런을 터트렸습니다. 준플레이오프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축포였습니다.
전준우의 짜릿한 결승홈런은 '홍대갈호만 거포냐' 라고 시위라도 하듯 가을 밤하늘을 가르며 3년차 전준우의 이름 석자를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키에 충분했습니다.
사진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정재훈의 6구째를 통타 좌측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며 환호하는 장면입니다. 어렴풋이 희비가 교차할 수 밖에 없는 두산 정재훈과 오버랩되는 순간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롯데의 전준우를 주의깊게 살피는 기사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경기전 잠실에 도착해 외야에서 롱토스를 하는 전준우, 아주 우연히 카메라톡스의 카메라에 찍여있더군요.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말입니다. 그런데 전준우의 2010년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그렇게 나쁜편이 아닙니다. 워낙 강력한 '홍대갈호 '의 이미지가 롯데를 대표하고 있어서 그렇지 전준우도 거의 풀시즌을 소화한 2010년 준수한 개인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2할 8푼 9리에 19홈런, 16도루 그리고 타점도 57개(득점 56)나 기록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다니........?
게다가 두산전 성적은 더 화려합니다. 롯데가 올해 두산전 성적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1승 3패를 앙갚음이라도 하듯 빼어났습니다. 자그마치 12승 7패. 전준우도 두산전 3할 5푼 7리에 6홈런 17타점을 기록했으니 나름 두산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부터 준플레이오프1차전 속에서의 매직배트를 휘두르는 전준우를 만나보실까요?
먼저 전준우의 수비포지션은 중견수입니다.
롯데의 중견수는 이전엔 김주찬이 주로 맡아왔었는데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전준우가 백업으로 등판하며 이젠 전준우의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2회초 강민호가 안타로 출루하며 무사만루찬스를 맞은 롯데....
이어지는 타석은 시즌막판 7게임 출장정지를 당해 경기감각이 떨어진 멕시코갈매기 가르시아.
히메네스 정면으로 가는 땅볼로 3루주자 이대호가 홈에서 포스아웃된후 자신도 1루에서 여유있게(?) 아웃되며 무사만루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만 가르시아.
'이때까지만 해도 뭔가 심하게 꼬이는 구나' 싶었던 롯데였습니다.
이어 8번 전준우의 타석..............스타탄생의 예고편이 펼쳐집니다.
그의 타석에서 히메네스의 폭투가 나오며 3루에 있던 홍성흔이 준플레이오프 첫득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르시아의 병살타에 이어져 그 감동은 더 커지는 듯 했습니다. 실력이 안되면 운이라도 따라줘야 될텐데, 딱 이런 상황이 그런 예인가 봅니다.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가 이어지고........
이어 전준우가 마법배트를 휘두릅니다.
땅볼타구가 나오지만....배트 한가운데 제대로 걸린듯...
3루수 김동주가 손쓸틈없이 외야로 지나가버렸습니다.
3루에 있던 주자 강민호는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옵니다.
후배에게 박수를 보내며 여유있게 홈인하며 2-0 도장을 찍는 강민호.
이때까지만 해도 전준우를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옛말에 영웅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법(이런 말이 실제 있었는지는 카메라톡스도 모름..ㅎ)
업치락 뒤치락 두산팬들과 롯데팬들의 혼을 빼놓는 역전에 재역전이 지속되는 사이....
5-5동점으로 9회초 공격을 맞은 롯데...선두타자는 이때까지 3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전준우.
두산의 중간을 책임지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정재훈에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를 펼치는 전준우.
숨을 고르더니.........
우연의 일치인지 이때 외야에서 갈매기응원단들이 파도를 타기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6구째 가운데 쏠린 볼을 통타..
그런데 이때 카메라톡스의 예감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낮에 봤지만 잊고 있었던 기사가 문득 생각났었거든요. 내용은 대충 '전준우를 우습게 보지마라, 두산전 강한 선수다' 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전준우가 일을 내버린 것입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만들어내고 있는 전준우.
주먹 불끈~~~~~
정재훈과 오버랩되며 홈런을 확인하는 전준우...
다이아몬드 한번에 돌기가 시작됩니다.
1루 공필성주루코치와 크게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영웅
백넘버 41번이 어렴풋한 정재훈이 전준우를 아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준우는 3루측 황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3루를 향하고 있구요.
3루 박계원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도 나누고......
홈인하며 박수를 치는 전준우.....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경기 유일한 홈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덕아웃의 축하가 이어집니다.
덕아웃 맨앞에서 나와 기다리는 분은 누구?
로이스터감독입니다.
이어 타격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도 손가락제스쳐로 전준우의 홈런을 축하합니다. 누구보다 홈런 욕심이 많을 이대호지만 후배의 홈런에 무한한 사랑을 담아 축하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롯데 에이스이자 독감에도 불구하고 이날 선발로 등판 역투를 펼친 송승준이 그와 포옹을 나누고 있습니다. 40도를 넘는 고열에도 불구하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을 밀어부쳤던 송승준, 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어도 이날 승리가 남일 같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를 5차전에서 한번 더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덕아웃에 들어오자 홍성흔이 전준우를 와락 끌어안습니다.
'이겼구나'
하는 심정이었겠죠. 올시즌 두산전 최고의 성적표를 받고 있던 선수는 다름아닌 홍성흔입니다. 두산전에서 홍성흔은 5할에 육박하는 4할5푼5리의 타율을 베이스로 8홈런 23타점의 괴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런 그가 못해낸 한방을 전준우가 선수쳤습니다.
안방마님 강민호도 두손을 부여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홍대갈호에 하나빼고 너 끼워줄까? ㅎㅎㅎㅎㅎ'
그런데 제목에 매직배트라고 붙인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톡스의 마음대로 갖다붙인 제목이지만..........
전준우는 경기중 자신이 이날 쓰던 배트를 애지중지하게 다룹니다.
심지어는.......
득점에 성공한 홍성흔과 하이파이브를 할때도 배트를 꼭 쥐고 있더군요.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강민호가 그의 배트를 달라고 하더니
마치 주술이라도 걸듯이 단전의 기를 모아 자신의 기운을 배트에 불어넣는 시늉을 합니다.
이런 장면들을 페넌트레이스 동안에도 자주 보곤 했는데 장난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간혹 그런 방망이들이 일을 내기도 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배트를 곶추세우더니 한참을 응시하는 강민호.
흐미~~~그런데 막상 배트 주인 전준우는 관심도 없다는 듯 경기에 열중.....
배트를 전준우에게 넘겨주는 강민호.
'너 상금 받으면 반은 내꺼다!!!!!ㅎ'
'안들은 걸로 할랍니다....선배니~~~~~ㅁ'
이날따라 초가을 쌀쌀한 날씨에 부러지는 방망이가 많았습니다.
6회말 고영민이 배트가 부러지며 친 안타로 5-4역전에 성공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9회초엔 부러져 날아간 배트가 그라운드에 깊숙히 꼽히는 살벌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9회말 두산의 공격을 마무리하고 1승을 챙긴 롯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주인공 전준우가 마운드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퇴장하다 잡힌 표정입니다.
애지중지하던 매직배트 덕분인지 불방망이 선배들을 누르고 이날 1홈런 포함 3안타로 mvp에 등극한 전준우.
부상으로 상금 100만원과 호텔숙박권까지 받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에 비하면 상대도 되지 않는 것들이지만 이래저래 즐겁기만한 전준우였습니다.
롯데의 안방마님이자 홍대갈호의 한축 강민호의 기를 한껏 받은 전준우의 매직배트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마법을 발휘할지 두눈 부릅뜨고 지켜볼랍니다. 카메라톡스뿐아니라 여러분들도 함께........................................
이상 잠못들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취재 첫날 카메라톡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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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관련기사중에 다음 기사에서 퍼온글입니다
롯데자이언츠 3연승을 위하여~~